영화파우스트
끊임없이 노력하는 인간은 방황하고 더 나은 것을 지향하며 구원받는다.
괴테
선한 인간은 어떠한 경우에도
올바른 길을 알고 있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 Johann Wolfgang von Goethe )가 23세부터 82세까지(1774년부터 1832년까지) 58년에 걸쳐 썼고 파우스의 고뇌에서 그레첸의 죽음으로 끝나는 전에 쓰여졌던 소설들을 괴테가 다듬어 상상력을 더했다. 슈베르트< 파우스트와 그레트헨 >,<물레 감는 그레트헨>,바그너<파우스트>,리스트< 파우스트 교향곡 >,구노<파우스트 오페라>,멘델스존<첫번째발푸르기스의 밤 OP.60>,<현악 팔중주 - 3악장>,베를리오즈<파우스트의 겁분>,라흐마니노프< 피아노 소나타 1번 >등 작품에 영향을 줬다. 독일의 마법사 파우스트가 세상에 있는 모든 학문을 익히고 고뇌하고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와 영혼과 젊음을 바꾸고 <멈춰라 순간이여!그대 참으로 아름답다>를 말하지 않는 내기를 하고 사랑과 구원을 얻는 내용이다.

요한 게오르크 파우스트(Johann Wolfgang von Goethe )는 1500년대에 실존했던 마술사였고 1587년 요한슈피스가 그에 대한 이야기를 엮어 <민중본파우스트>(요한파우스트박사이야기)를 출판했고 이를 바탕으로 영국극작가크리스토퍼말로가 <파우스트 박사>로 다듬어 이를 영국 유랑극단이 독일에서 순회공연을 했다. 크리스토퍼 말로는 파우스트를 흑마법사로 묘사했는데 괴테가 낭만주의 요소를 첨가하고 고뇌하며 구원받는 파우스트로 표현했다. 신과 악마의 내기를 다루는 점은 욥기에서, 그레트헨이 당시 혼전 성관계를 허용하지 않아 자신의 아이를 살해하는 건 괴테가 20대때 실제 일어났던 일을, 악마와의 계약을 파기하려는 건 천주교 성인인 테오필로가 악마와 계약을 맺었으나 성모마리아에게 고백하고 계약서를 불태우는 내용에서 모티브 했다. 패터슈타인감독은 2000년에 괴테 250주년 기념으로 준비 기간 10년, 제작비 1500만 유로, 상영시간 22시간으로 전체 대본 그대로를 연출했다.

●파우스트
감독 : 알렉산더 소쿠로프
출연 : 요하네스 제일러, 안톤 아다신스키, 이솔다 디차우크, 게오르그 프리드리히, 한나 쉬굴라, 안톤 모놋 주니어, 조엘 커비
개봉 : 2012년12월6일
Nur wer die Sehnsucht kennt,
Weiss, was ich leide!
Allein und abgetrennt
Von aller Freude
Seh’ich ans Firmament
Nach jener Seite.
Ach! der mich liebt und kennt,
Ist in der Weite.
Es schwindelt mir,es brennt
Mein Eingeweide.
Nur wer die Sehnsucht kennt,
Weiss, was ich leide!
그리움을 아는 사람은
내가 괴로워하는이유를 안다
모든 쾌락에서 통제된채 하늘을 본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아 떠났구나
그리움을 아는 사람은
내가 괴로워하는 이유를 안다
200년넘게 사람들 마음을 사로잡는 최고의 고전인 파우스트는 인간에게 구원은 가능한지 가능하다면 어떤것이 구원인지 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그렛첸 비극>,<헬레나 비극>이라는 이름이 붙여지기도 했다. 1부와 2부는 여러 가지로 대비될 수 있겠는데, 쉽게 말해서 제1부는 훨씬 현실적이며 제2부는 보다 상징적인 구조로 되어 있다고 일단 말할 수 있다. 제1부의 내용은 노학자 파우스트가 현세적인 인간의 한계를 통절히 느끼고 관념적인 학문의 세계를 떠나 세상 속을 부유하는 이야기다.
이 과정에서 시간이라든가 현실적인 장애를 제거해주는 일종의 마법사로서 메피스토펠레스가 개입하게 되며, 세상사의 대표적인 일로서 이성간의 사랑을 통해 쾌락과 죄, 처벌이라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따라서 제1부는 통속적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그 내용은 평이하며 재미있다. 진리탐구에만 열중하던 학자가, 삽살개가 변한 메피스토의 유혹을 받아 세상사의 한 복판으로 나왔다는 초장의 전개부터 재미있지 아니한가.
사실 <파우스트>의 재미는, 오늘의 문화 마당에서라면 동영상이나 판타지라고 할 수 있는 온갖 방법과 도구들이 동원되는, 그야말로 멀티미디어적 시설의 완전 구축이라는 면에서 벌써 예감된다. <무대에서의 서연(序演)>이라는 첫머리에 이미 이렇게 나와 있다.
자네들도 알다시피, 우리 독일 무대에서는
누구나 원하는 일을 시도해 볼 수 있으니
오늘은 배경이건 소도구건
마음대로 사용해 보자고.
크고 작은 천상의 조명들을 모조리 동원하고
별들도 얼마든지 사용하게나.
물, 불, 암벽은 물론
동물과 새들도 빠져선 안 되네.
비록 비좁은 판잣집 안일망정
창조의 온 영역을 재현해놓고
알맞은 속도로 두루 거닐어보자고.
천국에서 현세를 거쳐 지옥에 이르기까지.
이렇듯 『파우스트』에는 모든 상징이 동원되며 현실과 꿈, 인간과 동물, 지상과 천상이 서로 자유롭게 교류하는 그야말로 신비의 공간이 확보되어 있다. 제1부는 제2부와 달리 단막극으로 되어 있으나 그 변화는 다양해서 「천상의 서곡」을 제외하더라도 「밤」, 「서재」, 「거리」, 「성당」, 「감옥」 등 25개의 장면에 이른다. 이 중 「천상의 서곡」은 작품 전체의 메시지를 강하게 암시한다. 우선 등장인물부터 주님, 천사의 무리, 메피스토펠레스다.
천사의 무리들은 다시 라파엘, 가브리엘, 미하엘로 나뉘어 나타나는데, 흥미로운 것은 파우스트에 앞서서 메피스토펠레스가 먼저 등장한다는 사실이다. 그는 주님과 독대하면서 이 작품의 전개를 예시한다. 예컨대 신을 조롱하면서 인간들을 경멸하는 그가 주님과의 대화하는 다음 부분에는 이 작품의 성격을 결정적으로 암시하는 대목이 나온다.
주님 내게 할 말이 그것뿐이란 말이야?
너는 항상 불평만 늘어놓으러 오느냐?
지상의 일이 네겐 영원히 못마땅하다는 게냐?
메피스토 물론이지요. 늘 그렇지만, 내가 보기엔 아주 지독한
곳입니다. 인간들의 비참한 꼬라지가 하도 딱해서
나 같은 악마도 그 가련한 놈들을 괴롭히고 싶지 않다니까요.
주님 자네 파우스트란 자를 아는가?
메피스토 박사 말인가요?
주님 나의 종이니라!
파우스트가 누구이고 그가 한 일이 무엇이며 그 의미가 또한 무엇인지 해석하려고 한다면, 파우스트를 그의 종이라고 결연히 선언한 주님의 발언은 지극히 중요하다. 그것은 무엇보다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선택하고 그의 종으로 삼은 구약의 언약을 상기시킨다. 그러나 그 온전한 이해는 기독교적 문맥 속에서만 가능하다. 왜냐하면 아브라함이든 파우스트든 주님의 선택을 받은, 그의 종임에도 불구하고 얼핏 보아 그렇지 못한 일반인보다 더욱 심한 방황을 하며, 엄청난 잘못을 저지르기 때문에 일반 사회적 통념으로서는 잘 받아들여지지 않게 마련이다.
그러나 기독교적 문맥 안에서 아브라함은 잘못과 실수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하나님의 축복을 받고 신앙의 조상이 된다. 파우스트의 경우도 방황과 잘못이 필경 회개와 축복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그와 유사한 구조를 갖는다. 그러나 둘 사이의 비교는 간단치 않은데, 바로 이 문제가 『파우스트』를 이해하는 관건이 된다. 즉, 성경에 대한 이해가 없을 경우 이 작품을 이해하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결국 메피스토는 주님으로부터 파우스트가 지상에 살고 있는 동안에는 무슨 유혹을 하든 말리지 않겠다는 말을 이끌어 내는데, 여기서 저 유명한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는 기이한 명제가 탄생한다. 그것은 얼핏 메피스토에 대한 양보 같지만, 지상 생활의 과정과 종말 그리고 성격을 규정짓는 것이 된다. 이후 작품의 전개는 메피스토의 뜻대로 행해진다.
우선 메피스토는 파우스트로 하여금 타락의 길로 들어서게 하는데, 여기에는 지령(地靈)을 비롯한 갖가지 정령들 및 여러 가지 신비한 매개물이 등장한다. 양자 사이에는 쾌락을 위한 계약이 타결되고 마녀로부터 얻어 마신 약으로 젊어진 파우스트는 마르가레테(그렛헨)에게 반해버린다. 그렛헨은 임신을 하고 마을의 소문은 뒤숭숭해진다. 그러던 중 그렛헨의 오빠를 메피스토와 파우스트가 찔러 죽이는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그렛헨은 자신이 낳은 아이를 죽여 감옥에 갇히게 된다.
게다가 그가 준 수면제를 먹은 그녀의 어머니까지 죽었다. 그렛헨 일가가 모두 죽는 참극이 일어난 것이다. 파우스트는 메피스토와 함께 그렛헨을 구하려고 감옥으로 가지만 혼절한 그녀는 탈옥을 거부한 채 횡설수설하는데 '위로부터의 목소리'가 그녀는 이미 구원받았음을 선포한다. 여기서 '위'란 기독교적인 의미에서의 천상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신비주의를 넘어서
5막으로 되어 있는 제2부는 외견상 제1부보다 그 이해가 간단치 않다. 그렛헨을 버린 살인범 파우스트는 제1막에서 "내 주위가 온통 낙원이 된다"고 즐거워하면서 지난 비극을 완전히 잊어버린 주인공으로 다시 나온다. 제1부의 「발푸기스의 밤」 장면을 통해 마녀들의 축제를 그려놓음으로써 신비주의의 실상을 드러냈던 괴테는 제2부 도입부부터 다시 메피스토를 중심으로 한 신비주의의 실체를 그려놓는다.
그러나 마녀들의 축제가 마법의 내용을 둘러싼 것이라면 제2부 제1막에서는 황실을 중심으로 한 현실 정치 내지 행정의 현장에 나타나는 마법의 위력이 펼쳐진다. 여기서도 메피스토는 나타나서 그의 역할을 과시한다. 그 가운데에 헬레나가 등장하는데, 다시 한 번 파우스트는 그녀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버린다. 그러나 이번에는 메피스토가 뚜쟁이 역할을 하지 않고, 오히려 파우스트의 접근을 저지한다. 그럴수록 파우스트의 태도는 전례 없이 단호하다.
파우스트
여기에 나는 굳건히 서 있다! 여기에 모든 현실이 존재한다.
여기서부터 정신이 정령들과 싸우고 위대한 이중 세계를 세울 수 있다.
그렇게 멀리 있던 여인이 어찌 더 가까워 질 수 있으랴!
내가 그녀를 구하겠다. 그러면 그녀는 이중으로 내 것이 되리라.
자, 용기를 내자! 어머니들이여! 어머니들이여! 용납해 주소서!
그녀를 알게 된 자, 그녀를 놓칠 수 없으리라.
메피스토는 파우스트를 비난하면서 학자들과 학문까지 비웃는다. 메피스토는 실험실에까지 출몰하여 바그너 박사와 더불어 제3의 인간형 창조에 대해서까지 대화를 나눈다. 여기서 호문쿨루스라는 인조인간이 등장하는데, 이것은 괴테가 파라켈수스(Paracelsus)학설에서 힌트를 얻은 것이라고 한다. 즉, 남성의 정자를 밀폐된 증류기에 넣어두면 생기를 얻게 되는데, 거기에 사람 폐의 엑기스를 섞어 40주 동안 양육하면 인간이 된다는 설이다.
오늘날의 인간 복제와는 다르지만 자연의 섭리를 거부하는 방식으로 인간의 창조를 꾀하는 아이디어였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특히 흥미롭고 의미심장한 것은 호문쿨루스가 메피스토를 가리켜 "당신이 아는 건 다만 낭만적인 유령일 뿐이며 진짜 유령은 고전적이야 한다"고 말한 내용이다. 이러한 전언 속에는 고전주의와 낭만주의 어느 쪽에도 유령은 있다는 인식을 깔고 있는데, 그 배후에는 전통적인 게르만 신비주의가 끊임없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고전적 발푸기스의 밤」 장면이 나오는데, 이것은 아마도 희랍 신비주의와 그 땅 그리고 그 문화를 말하는 것 같다. 실제로 여기서 파우스트는 "헬레나는 어디 있을까?" 하면서 두리번거리는 장면이 나온다. 헬레나는 희랍 신비주의 대표적 표상 아닌가.
「고전적 발푸기스의 밤」에는 『파우스트』의 중요한 메시지들이 사실상 모두 숨겨져 있다. 사이렌들의 입을 통하여 "한 신이 다른 신을/조롱하는 모양이지요./하지만 모든 은총을 공경해야지요./모든 재앙을 두려워하고요" 라고 한 말 그리고 다시 그들이 "신이 어디에 앉아 계시든/우리의 버릇은/해와 달을 향해 기도하는 것/그것은 보람 있는 일이랍니다"고 한 말 속에서 기독교의 신과 희랍 신화의 신들을 공존시키고자 하는 은밀한 의도가 노출된다. 이를 증명하는 대목들은 이 장면 앞뒤에 수두룩하다.
제3막은 헬레나로부터 시작된다. 제우스 신의 딸이며 스파르타 왕 메넬라오스의 비(妃)이기도 했던 그녀는 그 아름다움 때문에 트로이 왕 파리스에게 잡혀가 트로이 전쟁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메넬라오스의 궁정 앞에서 찬양을 받던 그녀에게 파우스트가 나타나 그녀를 주인으로 섬기게 해달라고 간청한다. 둘은 마침내 열렬한 관계가 되었고 아들 오이포리온까지 얻는다. 그러나 오이포리온은 성격이 분방하고 거칠어서 무모하게 하늘로 날아오르다 죽고 헬레나도 뒤따라간다. 한편, 제4막의 서두에 나타난 파우스트는 지금까지의 개인적 욕망의 사슬에서 벗어나 공동체적 관심을 나타내는 큰 변화를 보인다.
파우스트 지배권을 획득하는 거다, 소유권도!
행동이 전부다. 명성은 허무하다
그는 자신의 눈이 '아득한 바다'로 끌린다고 하면서, 바다를 해안에서 쫓아내 땅의 경계선을 좁히는, 말하자면 간척사업에 착수한다. 게다가 메피스토와 함께 황제를 모시면서 왕정에도 간여한 파우스트는 패색이 짙은 반란 전쟁을 승리로 이끌기도 한다. 그러나 이 승리에는 메피스토의 마법이 개입되었기 때문에 대주교의 불만이 터진다.
주님과 교황을 모독하는 악마와 결탁했으므로 황제는 큰 잘못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황제는 죄를 인정하고 회개하며, 교회에 상당한 땅을 내놓는다. 뿐만 아니라 파우스트에게 하사한 해안지매의 수익금을 상당 부분 교회에 바칠 것을 대주교는 요구한다. 파우스트 또한 악마와 결탁했다는 이유다.
마지막 제5막에 오면 이제 늙은 파우스트의 본격적인 고민과 최후가 그려진다.
비록 낮은 우리에게 밝은 이성의 웃음을 던져주지만,
밤은 우리를 악몽의 그물 속에 옭아 넣는다.
싱싱한 초원에서 즐거운 마음으로 돌아오면,
새가 운다. 뭐라고 울지? 재앙이라고 운다.
밤낮 미신에 얽매어 살다 보니
허깨비가 보이고, 조짐이 나타나고 경고를 한다.
이렇게 우리는 겁에 질린 채 홀로 서 있는 것이다.
파우스트는 그러면서 그가 세상을 줄달음쳐 왔으며, 온갖 쾌락의 머리채를 붙잡아왔음을 고백한다. 그러나 도깨비들이 날뛰어도 자기의 갈 길만 가면 된다고 한껏 의연해 하는데, 그의 주위에 '결핍', '죄악', '근심', '곤궁'이라는 이름의 네 여인이 나타나서 그를 괴롭히듯 그의 현실은 악화된다. 마침내 '근심'이 파우스트를 저주하자 그는 눈이 먼다.
그러나 놀라운 일이 벌어지는데, 육신의 장님과 달리 그의 마음속에 밝은 빛이 빛나는 것이다. 생각했던 것을 완성해야겠다고 서두르는가 하면, 삽과 괭이를 들고 규칙대로 일할 것을 독려한다. 바다의 땅을 육지로 만들고 파도를 막으면서 자유로운 백성과 살고 싶다고 외치다가 그는 쓰러진다. 파우스트는 가고 천국과 지옥이 천사들과 메피스토의 합창 그리고 절규를 통해 엇갈린다. 파우스트의 구원은 속죄하는 여인을 통해 암시되며 실제로 영원히 여성적인 것의 힘이 나타난다.
출처 서양의 고전을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