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하루를 어떻게 보내나?
마스다미리 : 밤에 쓰기 때문에 오전에는 잠을 자고 낮에는 카페에서 책을 읽거나 영화를 봐요.
주말에는 기차를 타고 짧은 여행을 떠나요. 작년 핀란드에 나 홀로 여행을 가서 카페에서 차를 마시는데 석양이 가게 안으로 빛나는데 가게 안 모든 사람이 그림 같았어요.
Q. 걱정 마 잘 될 거야?
마스다미리:20,30,40대 여성들의 회사생활을 그리기 위해 많은 사람을 인터뷰했는데 즐겁게 살고 싶다가 아닌 열심히 해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고 인정받고 싶다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싶다 했다.
나 자신이 40대 마지막해였기 때문에 그래 써보는 거야 라는 맘으로 썼어요. 3년 전 아버지를 여의었고 좀 더 좀 더 맛있는 음식을 드시게 했었더라면 이라고 돌이켜봅니다. 진짜어른은 해서는 안 될 말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 생각해요.
가족은 영원할 순 없어 요 추억도일 부분이에요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지 않을 수 있어야 해요
살다 보면 마음처럼 할 수 없는 일이 많다.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을 만나야 할 때. 내키지 않는 일을 맡아야 할 때. 정말 진심으로 싫을 때는 거절해도 괜찮지만, 뭐, 마음먹고 하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할 경우, 나는 언제나 앤을 떠올린다. 진심이 아니어도 된다고. _? 앤의 마법? 에서
어른은 다음에 만날 때도 어른이지만, 아이들은 그렇지도 않아서 하루하루 어린이에서 멀어져 간다. 다음에 만날 때는 오늘과 다른 키, 다른 얼굴 모양이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그 아이들이 그런 것을 생각하고 있을 리는 없겠지만, 그러나 마음 깊은 곳에서는 잘 알고 있어서 작은 이별도 ‘진짜 이별’처럼 슬픈 게 아닐까 생각했다. _?‘진짜 이별’? 에서
“이런 것은 내가 이상적으로 그리는 ‘나’가 아니야~ 더 화통하고 너그럽게!” 하고 나 자신에게 충고한다. 그렇지만 너그럽게 변하는 것도 억울하다. 이런 격렬한 자신의 감정 역시 놓고 싶지 않은 것이다. 40세이지만, 어른이지만, 나는 여전히 사춘기인 채로다. 앞으로도 철없는 어른인 채 나이만 먹어갈지도 모르겠다. _? 어른이란? 에서
한 가지, 아무리 말해도 엄마가 버리지 않았던 것이 있었다. 내가 전문대생 시절에 그린 서양화다. 창피하니까 버리라고 해도 엄마는, “이건 엄마가 죽을 때까지 갖고 있을 거야” 하고 버티더니, 커다란 서양화 캔버스를 몇 개나 이삿짐센터 사람에게 옮겨달라고 부탁했다. 내 그림을 무조건 좋아해 주는 것은 이 사람밖에 없구나, 하고 생각했다.
_? 본가의 이사? 에서
지금 내가 죽으면 이 청서한 만화가 정말로 출판되는지 어쩌는지 지켜볼 수 없다. 그렇게 생각하니 또 괜찮을까 불안해진다. 그래서 청서한 원고를 출판사에 보낼 때, 음산한 메모를 덧붙인다.? 제가 죽더라도 이 원고를 꼭 책으로 출판해 주세요…….?
이런 메모를 받은 편집자는 “하여간 이 사람 참…” 하고 매번 어이없어할 게 분명하다. 알지만, 걱정돼서 쓰지 않을 수 없다. 유언이라면 어떻게든 들어줄 테니…….
_? 한 번뿐인 인생과 유언? 에서
1969년 오사카 출생의 일러스트레이터, 에세이스트. 평범한 일상 속에서 반짝임을 발견해 내는 작가로, 만화 데뷔 20주년 기념작 『미우라 씨의 친구』를 펴냈다. 대표작으로 30대 싱글 여성의 일상을 다룬 만화 〈수짱 시리즈〉가 있으며, 최근작으로는 『누구나의 일생』 『행복은 누구나 가질 수 있다』 『매일 이곳이 좋아집니다』 『미우라 씨의 친구』 등이 있다. 초기작의 수장부터 이번 작의 미우라 씨까지, 지금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특유의 담백한 시선으로 그리며,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변하는 삶의 모습 또한 날카로운 시선으로 담아내고 있다. 만화, 에세이, 그림책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냈으며, 그 외에 주요 저서로 『나답게 살고 있습니다』 『주말엔 숲으로』 『오늘도 상처받았나요?』 등의 만화와 『행복은 이어달리기』 『이제 아픈 구두는 신지 않는다』 등의 에세이가 있다.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된 이 책에는 그녀가 작가로 일하면서 겪었던 상황들이 유머러스하게 묘사되어 있다. 출판사 편집자들과 만나는 에피소드, 만화 곳곳에 배치된 그녀가 작가가 되기까지의 과정, 처음 컷 나누기가 어려워 뻔뻔하게 [도라에몽]의 조판을 그대로 베끼던 마스다 미리, 그야말로 작가의 삶과는 동떨어진 채 살아가던 ‘평범한’ 그녀가 어떻게 작가가 되었는지를 엿볼 수 있다.
따로따로 벌어지던 각각의 에피소드들은 이 책의 백미인 마스다 미리의 도쿄 상경기로 이어진다. 스물여섯 살, 지극히 평범한 회사원 시절을 보내던 그녀는 어딘가 개운치 않음을 느끼고 마음속으로 생각한다. ‘내게는 뭔가 더 다른 미래가 있지 않을까?’ 그 공허함을 채워가는 과정에서 충동에 이끌려 일러스트를 배우고 드디어 자신의 진정한 적성을 발견한 마스다 미리. “실패해봐야 3백만 엔이야~”하는 마음으로, 자신을 시험해보기 위해 도쿄행을 결심하는데….
‘수장’ 시리즈를 비롯한 여러 공감만화와 에세이로 이삼십 대 여성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는 마스다 미리가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를 만화로 담았다. 제목에서 나타나듯 그녀의 작가생활을 그린 소소하고 느긋한 만화다. 마스다 미리 캐릭터가 만화 속에 등장하는 일은 종종 있었다. 만화 『나의 우주는 아직 멀다』에 깜짝 카메오로 나온 적도 있었고, 여러 에세이에서 4컷 만화나 일러스트 형식으로 짧게 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만화 한 권에서 통째로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건 이 책이 처음이다.
기본적으로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된 이 책에는 그녀가 작가로 일하면서 겪었던 상황들이 유머러스하게 묘사되어 있다. 출판사 편집자들과 만나는 에피소드도 많이 포함하고 있는데, 일본의 몇몇 출판사에서 이 책을 신입사원 연수에 사용한다고 할 만큼 그 내용이 구체적이며 솔직하다. 만화 곳곳에 배치된, 그녀가 작가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마스다 미리의 팬들이라면 가장 반가워할 부분이다. 재미있게도 그녀는 만화가를 목표로 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의뢰가 들어오는 일러스트나 짧은 시 등을 작업해 오다가 한 출판사 편집자의 권유를 받아 얼떨결에 무작정 시작해 버린 것이었다. 처음 해보는 컷 나누기가 어려워 뻔뻔하게 『도라에몽』의 조판을 그대로 베끼던 마스다 미리, 그야말로 작가의 삶과는 동떨어진 채 살아가던 ‘평범한’ 그녀가 어떻게 ‘작가’가 되었는지를 엿볼 수 있다.
따로따로 벌어지던 각각의 에피소드들은 이 책의 백미인 마스다 미리의 도쿄 상경기로 이어진다. 스물여섯 살, 지극히 평범한 회사원 시절을 보내던 그녀는 어딘가 개운치 않음을 느끼고 마음속으로 생각한다. ‘내게는 뭔가 더 다른 미래가 있지 않을까?’ 그 공허함을 채워가는 과정에서 충동에 이끌려 일러스트를 배우고 드디어 자신의 진정한 적성을 발견한 마스다 미리. “실패해 봐야 3백만 엔이야~”하는 마음으로, 자신을 시험해 보기 위해 도쿄행을 결심한다. ‘작가’ 마스다 미리의 탄생이다.
이 책에는 수짱이 일하던 곳의 모델이 된 카페라든지, 수짱의 명대사가 탄생한 배경 등이 등장한다. ‘수장’ 시리즈의 팬이라면 반갑게 웃으며 읽을 만한 대목이다. 꼭 수짱 캐릭터가 등장하지 않더라도 아 책을 읽다 보면 마스다 미리에게서 엿보이는 수짱은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느긋하게 보이면서도 어딘가 욕심 많고 열정적인 태도. 영락없는 수짱의 모습이다. 그리고 또 하나. 수짱이 내일의 일을 고민하다가도 “목욕이나 하자” 하고 털어내듯, 마스다 미리도 가뿐히 일어서며 말한다. “좋아! 달콤한 거나 먹으러 가자~” 마스다 미리 에세이 『전진하는 날도 하지 않는 날도』. 2007년 6월부터 2008년 3월까지 《주니치 신문》에 연재된 에세이와 2008년 4월부터 2010년 9월까지 일본 겐토샤 출판사의 웹진 [겐토샤 plus]에 연재된 동명의 에세이를 묶은 산문집이다. 글의 주제는 몇 가지만으로 포괄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하다. 치통, 친구와의 여행, 집의 이사, 헤어스타일 등 다소 신변잡기적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다양한 주제에 걸친 글이 섞여 있다. 그야말로 마스다 미리가 자유롭게 쓴 ‘어른의 일기장’이라 할 수 있다. 그래도 에세이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를 하나 고르자면, 전작 『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와 마찬가지로 ‘어른의 삶’을 들 수 있다. 마스다 미리는 본격적인 성인의 나이에 들어가기 전에 자신은 어른이 되는 것이 두려웠다고 고백한다.
전진하는 날도하지 않는 날도
여전히 질풍노도의 사춘기이고 싶은 나날들
나잇값도 못한다고 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무언가를 배우고 익혀 자신이 조금이나마 발전했다는 기분이 드는 날이 있다. 오늘 하루를 뜻깊게 보낸 마음에 뿌듯한 기분으로 잠자리에 드는 ‘전진’의 나날. 하지만 그런 날이 날마다 이어지진 않는다. ‘오늘은 밥값도 못 했구나’ 하는 날도, 심지어 오늘은 차라리 아무것도 안 하는 게 나았겠다 싶은 ‘후진’의 날들 또한 존재한다. 인생, 특히 어른의 인생은 이 책의 제목처럼 ‘전진하는 날’과 ‘전진하지 않는 날’의 반복인 셈이다.
『전진하는 날도 하지 않는 날도』는 2007년 6월부터 2008년 3월까지 『주니치 신문』에 연재된 에세이와 2008년 4월부터 2010년 9월까지 일본 겐토샤 출판사의 웹진 [겐토샤 plus]에 연재된 동명의 에세이를 묶은 산문집이다. 글의 주제는 몇 가지만으로 포괄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하다. 치통, 친구와의 여행, 집의 이사, 헤어스타일 등 다소 신변잡기적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다양한 주제에 걸친 글이 섞여 있다. 그야말로 마스다 미리가 자유롭게 쓴 ‘어른의 일기장’이라 할 수 있다. 그래도 에세이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를 하나 고르자면, 전작 『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와 마찬가지로 ‘어른의 삶’을 들 수 있다. 마스다 미리는 본격적인 성인의 나이에 들어가기 전에 자신은 어른이 되는 것이 두려웠다고 고백한다.
“전문대를 졸업한 뒤, 나는 무섭고 무서워서 울기만 했다. 어른이 되고 싶지 않았다. 어른의 세계로 나가는 것이 두려웠다. 한 번 더 시험을 쳐서 대학에 갈까도 생각했지만, 돈도 없었고 일단 아르바이트를 찾아서 일했다. (……) 그리고 밤이 되면 이불속에서 “무서워, 무서워” 하고 정말로 매일 울었다.” _? 졸업? 에서
대부분의 성인이라면 대학을 졸업할 즈음 한 번씩 겪는 심정이다. 이 시기의 많은 성인들에게 ‘어른’이란 ‘재미없고 고단한 삶’을 의미한다. 이젠 어디까지나 억지로 부여된 길을 따라가 만 할 것 같은 느낌이랄까? 하지만 마스다 미리는 정작 어른이 되어보니 어른의 시기도 그렇게 재미없는 건 아니라며 우리를 안심시킨다. “어른이 되면 즐거운 일 따위 없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구나”라고. 젊은 시절 즐겼던 많은 것들이 재미없어지는 일도 물론 있다. 하지만 친구들과의 만남처럼 여전히 재밌는 일도 얼마든 존재하며, 어른이 되고 나서야 제대로 누릴 수 있는 새로운 즐거움도 생긴다. 친구들과 공연을 보고 돈가스를 먹고 돌아온 밤, 그녀는 마음속으로 생각한다.
“인생이란 대체 무엇일까? 좋은 인생은 어떻게 보내야 할까. 더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할 때도 있지만, 연극의 여운을 가슴에 안은 채 욕조에 몸을 담그고 눈을 감고 있으니, ‘인생, 이런 느낌으로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천천히 밀려왔다.” _'여자들만의 신년회'에서
이것이 바로, 무섭고 무서워서 매일같이 울며 걱정했던 어른의 삶에 대한 마스다 미리의 해답이다. 오래오래 열심히 일할 것, 자신의 일에 일희(一喜)는 해도 너무 일우(一憂) 하지는 않을 것, 그리고 여운도 즐기는 삶을 이어나갈 것.
[겐토샤 plus]에는 지금도 이 산문집에 포함된 글들에 이어 동명의 에세이가 격주로 연재되고 있다. 다음에 나올 십 년, 즉 마흔 이후의 마스다 미리가 보여줄 이야기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